기자회견장 들어서는 황우여 비대위원장
김주성 기자 = 국민의힘 황우여 신임 비상대책위원장이 3일 오전 취임 기자회견을 하기 위해 윤재옥 원내대표 등 원내 지도부와 함께 서울 여의도 당사 기자회견장으로 들어서고 있다. 2024.5.3
최평천 기자 = 국민의힘이 전당대회 준비를 위한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전환하면서 당권 레이스도 물밑에서 서서히 달아오르고 있다.
이르면 6월 말 전당대회가 열릴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잠재적 당권 주자들의 시선은 우선 당 대표 선거 룰 문제로 향하고 있다.
당원과 일반 국민 투표 비중이 당락에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현행 규정은 당원투표 100%로 대표를 선출하게 돼 있다.
하지만 4·10 총선 참패 이후 당내에서는 민심에 즉각적으로 반응하는 집권 여당으로 탈바꿈하기 위해선 당 대표 선출 규정을 바꿔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당원투표 비중을 줄이고 국민 여론조사를 반영해야 한다는 것이다.
현재 자천타천으로 거론되는 당권주자 중 윤상현, 김태호, 안철수 의원과 나경원 당선인, 유승민 전 의원 등이 이런 의견에 힘을 싣고 있다.
김 의원은 5일 와 통화에서 "변화된 모습을 보여주려면 여론조사를 70%까지 올릴 필요도 있다"고 말했다.
유 전 의원도 통화에서 "룰은 당이 정할 문제이지만, 당원 100% 투표가 말이 되는가"라고 비판했다.
앞서 윤 의원은 "5(당원투표) 대 5(여론조사) 정도로 대폭 바꿔줘야 한다"고, 안 의원은 "5대 5도 가능하다고 생각한다"고 각각 말한 바 있다.
나 당선인은 최근 라디오에서 "특별한 나의 호불호는 없지만 조금 더 의견 수렴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며 개정이 필요하다는 취지로 말했다.
안 의원과 나 당선인, 유 전 의원은 당원 100% 투표로 대표 선출 방식이 적용됐던 지난해 3·8 전대에서 친윤(친윤석열)계의 집중 견제를 받았다는 공통점이 있다.
나 당선인은 3·8 전대를 앞두고 친윤계 초선들이 연판장을 돌리는 등 불출마 압박을 받은 끝에 출마를 접은 바 있다.
안 의원은 경선에서 김기현 의원에게 패하고, 유 전 의원은 불출마를 선언했다. 둘은 당시에도 당원 100% 투표에 반대 목소리를 냈다.
반면, 주류인 친윤계나 영남권에서는 '당심 100%' 현행 룰을 유지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는 상황이어서 앞으로의 대응이 주목된다.
한 영남권 의원은 통화에서 "대표는 당원들을 대표할 수 있어야 하는데 당심을 거스를 수 없다"고 말했다.
현행 룰이 유지될 경우 전통적인 보수층 결집을 통해 친윤계나 영남권 의원이 당권 경쟁에서 우위를 가질 수 있다는 분석이 있다.
이처럼 전대 룰에 따라 후보 간 유불리가 달라질 수 있다는 점 때문에 '황우여 비대위'의 고심은 깊어질 수밖에 없다.
황 비대위원장이 비대위 구성에서 지역 등의 안배를 중시하는 것도 전대 룰 개정을 두고 공정성 시비에 휘말리지 않기 위한 조치로 보인다.
전대 규정 개정 논쟁이 뜨거워질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유력한 당권 주자들은 활동 반경을 넓히고 있다.
나 당선인은 자신이 주도하는 '국회 인구기후내일포럼'(가칭)의 국회 정식 단체 등록을 준비하고, 국민의힘 여성의원 모임 공동대표를 맡아서 모임을 정례화하는 등 '여의도 네트워크'를 확대하고 있다.
안 의원은 의정(醫政) 갈등 사태 해결책으로 협의체 구성 등의 해법을 제시하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고, 유 전 의원은 지난 2일 인천대에 이어 9일에는 연세대에서 강연하며 외부 활동을 늘리고 있다.
권영세 의원과 권성동 의원도 총선 이후 각각 언론 인터뷰와 페이스북을 통해 현안 관련 발언을 이어가며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