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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콰도르, 국제 법정에 멕시코 맞제소…"범죄자 망명 허용"
기사 작성일 : 2024-04-30 04:00:58

지난 5일(현지시간) 키토 소재 멕시코 대사관 담벼락을 넘어 진입하는 에콰도르 경찰


[AFP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멕시코시티= 이재림 특파원 = 자국 주재 멕시코 대사관에 군·경을 진입시켜 논란을 빚은 에콰도르가 자국 전 부통령 망명을 허용한 멕시코를 국제 법정에 회부했다.

에콰도르 외교부는 29일(현지시간) 호르헤 글라스(54) 전 에콰도르 부통령의 망명 신청을 받아준 멕시코를 국제사법재판소(ICJ)에 제소했다고 밝혔다.

이 나라 외교부는 공식 성명에서 "글라스는 부패와 관련한 일련의 범죄로 유죄 판결을 받은 데 이어 현재 별도의 다른 혐의로 재판받아야 하는 상황"이라며 "그런데도 멕시코는 (글라스를 보호해) 2023년 12월 17일 이후 일련의 국제 의무를 위반했다"고 주장했다.

에콰도르 정부는 멕시코 정부의 외교적 망명에 관한 국제규정 위반과 반부패 협약 위반 등 여부에 대해 ICJ 판단을 요청했다고 덧붙였다.

이와 더불어 "멕시코 대통령의 반복적인 모욕적 언사에 대해서도 문제를 제기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이번 제소는 멕시코에서 먼저 에콰도르를 상대로 ICJ에 소를 제기한 것에 대한 '맞제소' 성격을 띠고 있다.


호르헤 글라스 에콰도르 전 부통령


[AP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앞서 에콰도르에서 2013∼2018년 부통령을 지낸 글라스는 2016년 마나비 주 지진 피해 재건 복구비를 불법 전용한 혐의(횡령) 등으로 기소됐다.

그는 그러나 "정치적 탄압의 피해자"라고 주장하며, 법원의 임시 구금 명령이 떨어지기 직전인 지난해 12월 멕시코 대사관으로 피신해 지내다가 지난 5일 대사관에 강제 진입한 경찰에 의해 체포됐다.

멕시코 정부에서 공개한 당시 현장 폐쇄회로(CC)TV 녹화 영상에는 에콰도르 무장 요원이 멕시코 외교관에게 총부리를 향한 채 접근하는 모습도 찍혔다.

멕시코와 국제 사회는 "에콰도르가 국제 규약을 어겼다"며 비판했고, 에콰도르는 "범죄인을 내주지 않은 멕시코 잘못"이라며 책임 공방을 벌이는 상황이다.

로페스 오브라도르 멕시코 대통령은 에콰도르에 대한 단교 및 ICJ 제소 결정과 함께 "이런 식의 행위를 하는 나라는 유엔에서의 활동을 정지시켜야 한다"라고 성토하기도 했다.

ICJ는 엑스(X·옛 트위터)에 "30일 오전 10시 에콰도르를 상대로 멕시코에서 제기한 사건 첫 청문 절차를 개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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