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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honey] 두 마리 토끼 쫓는 복합리조트
기사 작성일 : 2024-03-20 08:01:09

(인천·제주= 성연재 기자 = 복합리조트는 규모와 성격 면에서 일반 리조트와 큰 차이가 있다.

1천여실에 달하는 객실과 카지노, 수영장 등 엔터테인먼트 시설을 갖춘 덕분에 수천 명의 고용이 이뤄지고, 지역 상권을 활성화한다.

국내 복합리조트는 카지노를 중심으로 한 외국과 달리 K컬처 스타들의 공연과 가족 휴양 등을 무기로 새로운 먹거리를 창출해 내고 있다는 평가다.



인스파이어 리조트 야경 [사진/성연재 기자]

① 마침내 문 연 인스파이어 리조트

◇ 화려한 출발

최근 인천 영종도에 들어선 모히건 인스파이어 엔터테인먼트 리조트는 5성급 호텔, 외국인 전용 카지노, 다목적 공연장, 컨벤션센터, 쇼핑몰, 실내 물놀이장으로 구성된 복합 리조트다.

축구장 64개 크기에 달하는 46만1661㎡ 부지에 들어선 이 리조트 사업은 '한국판 라스베이거스'로 불린다.

2조원에 달하는 미국 모히건 재단의 재원이 투입됐다.

이곳은 문을 연 지 얼마 되지 않는데도 세간의 화제가 되고 있다.

가장 주목받는 것은 150m 길이의 디지털 엔터테인먼트 거리 '오로라'다.



22k 고화질을 자랑하는 오로라 [사진/성연재 기자]

이곳 천장에서는 무려 22K의 화질을 자랑하는 대형 미디어 쇼가 30분마다 열린다.

22K는 4K의 5.5 배에 해당하는 화질이다. 극장에서 상영해도 손색이 없는 화질을 4K(UHD) 화질이라고 한다.

모든 관람객이 한쪽으로 비켜서서 휴대전화를 공중으로 치켜드는 장관이 펼쳐진다.

화려한 혹등고래의 미디어 쇼가 끝나면 숲과 바다를 주제로 한 고화질 영상이 다시 펼쳐진다.

현대퓨처넷과 인스파이어가 공동 제작한 콘텐츠다.

156개 LED로 만들어진 샹들리에가 공중으로 내려오는 거대한 중앙홀 '로툰다'도 빼놓을 수 없는 장관이다.

LED 샹들리에는 발상 자체도 신선했고, 시선을 사로잡기에 충분했다.

투숙객이 아니더라도 누구나 이 두 가지를 관람할 수 있다.



화려한 로툰다홀 [사진/성연재 기자]

◇ K컬처 중심지로 우뚝

원래 복합리조트는 카지노로 승부를 봐야 한다. 매출의 7∼8할이 거기서 나오기 때문이다.

그러나 인스파이어는 조금 다르다. 카지노와 일반 관광객,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겠다는 야심이다.

인스파이어가 자신이 있어 하는 것 가운데 하나가 국내 최초, 최대의 공연 전문 공간인 아레나다.

최첨단 음향 설비와 무대 시설을 갖춘 이곳은 최대 1만5천명을 수용할 수 있어 국내외의 관심을 받는 공간이다.   지난 1월에는 악동뮤지션의 공연이 열리는 등 K팝 스타들의 공연도 이어지고 있다.

오는 10월에는 인도 관광객 2만여명을 초청한 K 트로트 쇼가 펼쳐질 예정이다.



스플래시 베이가 보이는 스위트룸 [사진/성연재 기자]

팝스타 마룬파이브가 이곳에서 공연한다는 소식이 최근 알려지며 다시 한번 주목받았다.

마룬파이브는 3월 8∼9일 아레나 무대에 오른다. 아레나에서 펼쳐지는 세계적인 팝 아티스트의 첫 공연이다.   좌석에 앉아보니 다른 공연장에 비해 단차가 높아 앞 좌석 관람객의 머리에 시야가 가리지 않았다.

천장도 100t의 하중을 견디게 설계돼 있다. 각종 무대 장비를 매달아도 충분하다.

국내 체육관 등이 40t의 하중만 견딜 수 있는 것과 비교되는 부분이다.

최초 복합리조트 인허가 과정에서 인스파이어는 K컬처 활성화 부분에서 높은 평가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유모차를 끌고 온 투숙객 [사진/성연재 기자]

◇ 대부분이 가족 단위 고객들

리조트에서는 흰색 목욕가운 차림의 고객들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유리 돔 형태의 실내 물놀이장인 '스플래시 베이'를 오가는 투숙객들이다.

최근 아이들이 있는 가족 사이에서 명소로 떠오른 이유다.

그런데 스플래시 베이 내부에서 정장 차림의 사람들을 만났다.

국내 굴지의 디자인 회사 직원이었다.

그중 한 명은 "스플래시 베이의 디자인이 남다르다고 해서 참관차 와 봤다"고 말했다.

객실도 가족 위주의 투숙객에게 최적화됐다.

숲과 바다, 태양을 주제로 해 모두 다른 3개의 동으로 운영된다.

규모는 1천275개 객실이나 된다. 객실은 공간이 넓어 가족들이 지내기에 알맞다.

스위트룸 한 곳을 들어가 봤는데 미니바 형태의 테이블과 의자가 매력적이었다.

모든 객실에서 스플래시 베이의 돔이 한눈에 들어온다.

복합전시산업 시설인 실내 홀은 국내 최대인 4천명을 수용할 수 있어 외국 인센티브 관광(기업이 우수한 성과를 낸 임직원들에게 포상으로 제공하는 관광 프로그램) 고객들의 예약이 쇄도하고 있다.

인스파이어는 4단계에 걸쳐 오는 2046년 완공될 예정이다.

이제 겨우 4단계 가운데 1-A 단계를 마친 상태일 뿐이다.

인스파이어는 핵심 시설인 카지노를 2월 중 개장했다.

인스파이어 관계자는 설 연휴를 전후해 카지노를 찾은 거부들도 많았다고 귀띔했다.

이곳은 외국인 전용 카지노로, 한국 사람들은 출입할 수 없다.



스플래시 베이 [사진/성연재 기자]

◇ 지역 경제 들썩…3천여명 고용

복합리조트는 고용 유발효과가 높은 업종이다.

벌써 2천명이 넘는 인원을 고용했다.

임직원 대부분이 서울 출퇴근이 힘들어 기숙사 등에서 거주하고 있다.

덕분에 주변 미용실이나 슈퍼마켓, 노래방 등은 젊은 사람들이 붐벼서 희색이다.

복합리조트가 들어서는 곳마다 지역경제를 위해 기금을 내놓아야 하는 것 아니냐는 여론이 있다.

인천시의회는 최근 인스파이어를 방문해 인스파이어 리조트가 인천지역 경제 전반에 역할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인스파이어 리조트 측은 이에 대해 지난해 말 기준 리조트 임직원 총 1천625명 가운데 인천에 거주하는 비율이 82.6%로, 지역 일자리 창출에 힘쓰고 있다고 설명했다.

1-A 단계 개발로 2천여명이 고용된 상태지만, 개발이 완료되면 모두 3천여명의 인원이 고용된다.

사업 인허가 당시 청와대 관광진흥비서관을 지냈던 박강섭 전 코트파 사장은 "복합리조트는 청년들의 취업 유발 계수가 높은 산업"이라며 "K컬처 공연을 펼칠 수 있는 아레나의 설치 등도 좋은 인상을 줬던 것으로 기억된다"고 말했다.



신화월드 야경 [사진/성연재 기자]

② 제주 최대 복합리조트 신화월드

◇ 완숙기 접어든 원조 복합리조트

인스파이어가 최근 문을 연 '신상'이라면, 제주에는 이제 사업이 완숙기에 접어든 대형 복합리조트가 있다.

신화월드다. 2018년 문을 연 신화월드는 홍콩 자본이 한국에 세운 최초의 복합리조트다.

1단계 개발 완료 기간인 2019년까지 2조원이 넘게 투자 개발이 이뤄졌다.

2단계 개발 사업에도 1조원이 투입된다.

최근 씨네라운지 등을 도입하면서 가족 고객들을 유혹하고 있다.

주로 가족 고객들이 찾으면서 이곳은 가족 친화 리조트로 자리 잡고 있다.

물론 인스파이어와 마찬가지로 신화월드의 카지노도 내국인에게 출입이 허용되지 않은 외국인 전용 카지노다.



온수 풀 [사진/성연재 기자]

◇ 탁 트인 전망 매력적인 온수 풀

신화월드는 모두 4개의 숙박시설이 자리 잡고 있다.

신화월드 메리어트호텔을 비롯해 신화관, 서머셋 등이다.

이 가운데 신화관은 가족 투숙객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신화관은 유독 목욕가운을 입은 가족들의 모습이 눈에 많이 띄는 곳이다.

탁 트인 전망을 자랑하는 온수 풀이 있기 때문이다.

보관함에 옷을 넣어두고 들어갔더니 역시 가족 관광객들이 삼삼오오 모여 온수 풀을 즐기고 있었다.

대부분의 남성이 래시가드라는 상의를 입고 있다.

세계 어디서도 찾아볼 수 없는 한국만의 독특한 문화다.

패션업계와 몸매 관리를 하지 못한 한국 남성들이 합작한 독특한 문화라고 말한다면 심한 표현일까.

가장 마음에 드는 것은 가운데 있는 2개의 자쿠지였다.

온수가 순환하면서 몸을 편하게 해줬다.



어린이들이 좋아하는 레이싱 룸 [사진/성연재 기자]

◇ 가족 위주의 복합리조트

신화리조트는 가족 위주의 복합리조트로 이미 자리 잡았다는 평가다.

뷔페식당 한쪽에는 어린이들이 사용할 수 있는 식기와 식판 등이 비치돼 있고, 어린이 메뉴도 다양하게 제공되고 있다.

식당 메뉴도 가족 연회 등에 맞춰져 있는 것이 많다.

지하 한식당에는 통갈치구이가 포함된 돌 한정식 메뉴가 있다.

투숙객뿐만 아니라 제주도민들도 상견례를 위해 찾는 등 인기가 많다고 한다.

사실 가족여행에서 가장 고민스러운 부분이 아이들과 함께 묵을 수 있는 숙박시설에 대한 것이다.

보통의 호텔은 기본 침대 이외에 여분의 침대를 추가한다 해도 불편함이 있다.

그런데 신화월드의 숙소들은 이런 불편함을 없앴다.

가족들이 지내기 좋은 곳이 신화관과 서머셋이다.



통갈치구이가 포함된 한정식 [사진/성연재 기자]

특히 2개의 객실을 하나로 묶은 신화관의 커넥팅 룸은 무척이나 편리하다.

서머셋에는 반려견 동반 여행자들을 위한 반려견 동반 객실도 있다.

반려견 동반 객실은 전용 식기와 반려견 전용 편의용품도 갖췄다.

서머셋의 '레이싱룸'은 가족 고객의 사랑을 받는 객실이다.

자동차 모양의 침대는 마치 경주 트랙 위를 달리는 느낌을 들게 한다.

시동 소리와 경적, 달리는 자동차의 배기음 등의 다양한 효과음도 연출된다.

아늑한 텐트가 있는 '캠핑룸'도 인기를 얻고 있다.



키즈·패밀리 라운지 [사진/성연재 기자]

◇ 직원 80%가 지역민 채용    제주신화월드 정규직 1천여명 가운데 제주도민이 80% 이상이다.

신화월드가 지역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고 자신하는 부분이다.

그러나 복합리조트 하나만으로는 큰 힘을 발휘하지 못한다는 것이 관광업계의 판단이다.

마카오처럼 여러 개의 리조트가 있어야 큰손들이 이곳저곳을 옮겨 다니며 돈을 쓸 수 있다는 것이다.

신화월드 관계자는 "신화월드 자체만을 위해서라면 단독으로 존재해도 되지만 서부권이나 동부권 등 여러 군데 복합리조트가 있어야 큰손들이 입도 계획을 세울 것 같다"고 말했다.

복합리조트로 유명한 마카오 출신의 한 전문가는 "동종 업계가 여럿 들어서야 규모의 경제를 이뤄낼 수 있다"면서 "인천의 인스파이어나 제주 신화월드도 주변에 몇 군데의 복합리조트가 더 들어서야 마카오 같은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민소매 차림으로 운동하는 시민 [사진/성연재 기자]

◇ 주변이 모두 관광지…주목받는 입지

신화월드의 장점 가운데 하나는, 주변이 관광지라는 것이다.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JDC)가 개발한 서귀포시 안덕면의 신화월드 역사공원은 동백 등 봄꽃이 폈다.

사실 역사공원 근처에도 관광지가 널려있다. 신화역사공원 인근인 대정읍 제주도립 곶자왈에는 사철 푸르름을 자랑하는 고사리가 우거져 있다.

정글 숲 사이로 난 오솔길에는 벌써 민소매 운동복을 입은 여행자가 활보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신화월드는 서귀포지만 제주시 한림공원과도 무척이나 가깝다. 이곳에는 벌써 봄의 전령사 수선화가 활짝 피어있다.

이곳에는 수선화뿐만 아니라 매화 등 다양한 봄꽃이 벌써 만발했다. 

※ 이 기사는 가 발행하는 월간 '연합이매진' 2024년 3월호에서도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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