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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BC 사흘만에 백기, 리네커 방송 복귀…공정성 논란 계속
기사 작성일 : 2023-03-14 08:01:01
BBC 런던 본사


(런던 로이터= 13일(현지시간) 영국 BBC 본사 정문 앞에 행인이 지나가고 있다.

(런던= 최윤정 특파원 = BBC가 스포츠 프로그램 스타 진행자 게리 리네커에게 출연정지 결정을 내린 지 사흘 만에 백기를 들고 물러섰다.

BBC는 13일(현지시간) 리네커가 '매치 오브 더 데이' 프로그램 진행 마이크를 다시 잡을 것이라고 밝혔다.

BBC 팀 데이비 사장은 BBC가 패한 것이 아니라고 주장하고, 프리랜서와 뉴스 외 분야의 소셜 미디어 이용 지침에 관한 독립 검토가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데이비 사장은 앞서 리네커 출연정지를 발표하면서 소셜미디어 이용에 관한 합의가 이뤄질 때까지라는 조건을 붙였다.

리네커는 그동안 응원해준 사람들에게 감사한다고 밝히고 독립 조사를 지지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트위터에 복귀를 발표하면서 지난 며칠간 아무리 힘들었더라도 난민의 처지만큼은 아니라고 설명하며 또 난민에 관한 의견을 밝혔다.

리네커는 소셜미디어에 정부의 난민정책을 비판하며, 1930년대 나치의 언어 같다고 표현했다가 공정성 논란에 휩싸였다.

집권당인 보수당 정치인들이 예민하게 반응하며 공영방송 BBC의 공정성 원칙에 위배된다고 비판한 반면, 그가 BBC 정식 직원이 아니고 프리랜서이며, 뉴스나 정치 프로그램 진행자가 아니므로 기준이 다소 다르다는 반론도 나왔다.

이런 가운데 BBC는 10일 그에게 당장 다음날부터 진행을 하지 말라고 통보했다가 다른 방송인들이 연대를 표하며 출연을 거부하는 바람에 주말 주요 스포츠 프로그램에 차질이 빚어졌다.

이번 사태의 파장이 바로 사라지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

BBC가 결정을 뒤집은 것을 두고 집권당인 보수당 측 인사들은 분노하며 시청료 폐지까지 거론하고 있다.

필립 데이비스 보수당 의원은 메일 온라인 인터뷰에서 BBC가 한심하게 항복했다고 지적하고 시청료 종말의 시작이라고 말했다.

제이컵 리스-모그 의원도 시청료가 유통기한이 지났다고 주장했다.

제1 야당인 노동당의 예비내각 문화부 장관인 루시 파월은 리네커 복귀를 환영하는 한편, BBC의 공정성과 정부 압력으로부터의 독립성에 관한 큰 질문이 남아있다고 말했다.

기자들 질문 받는 게리 리네커


(런던 EPA= 13일(현지시간) 산책 중인 게리 리네커에게 기자들이 질문을 하고 있다.

한편에선 역시 공정성 논란이 있는 BBC 회장을 향해 물러나라는 압박이 커지고 있다.

리처드 샤프 회장은 임명 전 보리스 존슨 전 총리의 대출을 도와준 일을 밝히지 않은 일이 드러나 조사를 받고 있다.

자유민주당 에드 데이비 대표는 트위터에 "BBC에는 존슨 전 총리의 조수가 아니라 제대로 된 독립적인 회장이 필요하다"고 말했고 키어 스타머 노동당 대표는 "샤프 회장의 위치는 더 옹호할 수 없어진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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