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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방 홍수 시대' 식이장애 환자 위한 검열시스템 개발
기사 작성일 : 2024-05-20 09:01:14

유튜브 앱에서의 실시간 음식 콘텐츠 검열 시스템


[KAIST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대전= 박주영 기자 = 한국과학기술원(KAIST)은 전기·전자공학부 이성주 교수팀이 지난 11∼16일 미국 하와이에서 열린 세계컴퓨터연합회 주최 '컴퓨터 인간 상호작용 학술대회'(CHI)에서 식이장애 환자들을 위한 디지털 음식 콘텐츠 검열 시스템(FoodCensor) 연구가 '최우수 논문상'(Honorable Mention)을 받았다고 20일 밝혔다.

최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와 유튜브 등 소셜미디어를 통해 먹는 방송(먹방) 관련 콘텐츠가 넘쳐나면서 이로 인한 잘못된 식습관이나 비만 등이 사회적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연구팀은 '인간 심리학의 두 체계 이론'에 근거, 소셜 미디어 사용자가 디지털 음식 콘텐츠를 소비할 때 의식적으로 평가한 뒤 시청 여부를 결정할 수 있는 실시간 개입 시스템을 만들었다.

콘텐츠의 시각적·청각적 자극은 '체계 1'(길을 걷다 차가 다가오면 빠르게 물러나는 것처럼 빠르고 즉각적인 반응을 보이는 체계)에 해당하는 자동 반응 즉, 반사적인 시청을 일으킬 수 있다.

연구팀은 실시간으로 음식 콘텐츠를 가리고 음소거해 자동 반응을 차단한 뒤 소비자에게 질문을 던져 콘텐츠 소비 여부를 선택하게 했다.

'체계 2'(수학 문제를 풀 때처럼 심사숙고한 뒤 판단하는 체계)를 활성화함으로써 사용자가 의식적으로 건강한 콘텐츠를 소비할 수 있도록 돕는다.

실제 22명의 식이장애 환자를 대상으로 3주 동안 연구팀이 개발한 시스템을 사용하도록 한 결과 실험 집단에서 음식 콘텐츠에 대한 노출과 소비가 유의미하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감소는 유튜브의 콘텐츠 추천 알고리즘에도 영향을 미쳤다.

참가자들은 이 시스템이 음식 관련 콘텐츠를 시청하는 자동 반응을 억제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평가했다.

이성주 교수는 "단순히 콘텐츠를 검열하는 것을 넘어 사용자의 의도적인 행동 변화를 촉진하는 사용자 중심의 콘텐츠 관리 방법이 될 것"이라며 "폭력물이나 선정적인 콘텐츠 등 다양한 주제별로 적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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