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력 안전 전문인력 양성 MOU
[촬영 조승한]
조승한 기자 = 원자력 안전 전문인력 양성을 위해 정부와 기업, 대학, 연구기관들이 협력하기로 했다.
원자력안전위원회는 16일 서울 중구 코리아나호텔에서 원자력 기업 대표, 공대 학장, 연구기관장 등과 '원전 안전 전문인력 양성을 위한 협약'을 맺었다고 밝혔다.
협약에는 원안위와 한국수력원자력, 한국과학기술원(KAIST), 포항공대(포스텍), 한국원자력연구원, 원자력환경공단 등 39개 기관이 참여했다.
이번 협약은 이들 기관이 석박사급 인력에 대한 원자력 안전 전문교육 필요성에 공감하고, 소형모듈원자로(SMR) 등 차세대 원자력 기술에 대응하기 위해 원자력 인력이 안전에 대한 전문성을 갖춰야 한다는 공감대를 모아 이뤄졌다고 원안위는 설명했다.
협약을 통해 이들 기관은 ▲ 원자력 안전 전문인력 양성·공급·활용 ▲ 현장 맞춤형 교육과정 개발·운영 ▲ 교육 콘텐츠, 연구·교육시설·기자재 공동 활용 ▲ 전문가 활용 및 공동 연구과제 세미나 추진 ▲ 대학원생 인턴십 프로그램 및 현장실습 추진 등에 협력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원안위는 그간 대학 학부생 대상으로 지원하던 원자력 안전 인력 양성 프로그램을 대학원으로 확대하기로 하고, 첫 지원 대상으로 KAIST와 포스텍을 선정했다.
두 대학은 대학원 과정 개설을 준비 중이며 내년부터 수업을 시작한다.
KAIST는 대학원생들이 원자력과 방사선 등 다양한 전공 분야 전문 지식을 갖출 수 있는 '마이크로 그래듀에이트 프로그램(MGP)'을 운영하고 산업계 및 연구기관과 현장 연계형 교육을 실시한다.
포스텍은 미래 기술과 인문사회분야를 원자력에 적용하기 위한 'CNEMAS' 센터를 설립하고 융합 인문사회분야 및 첨단기술분야 교과목을 개설한다.
유국희 원안위원장은 이날 기자들과 간담회를 갖고 "원자력 안전은 현장에서 지켜져야 한다"며 이번 사업이 현장의 안전 지식을 높이는 데 주안점을 뒀다고 설명했다.
유 위원장은 "현장에서 일하는 이들이 원자력 안전에 대한 과학적 지식과 안전 마인드를 갖고 있다면 현장에서 지켜져야 할 원자력 안전이 튼튼해질 것"이라며 "이를 튼튼히 할 방법 중 하나가 학생에게 안전에 대해 배울 기회를 만들어 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원안위는 2020년 기준 원자력 학과에서 안전과 관련한 과목 비율이 7%밖에 되지 않는 현실을 감안해 2021년부터 학부생 대상 안전 과목 개설을 추진했다.
지금까지 9개 대학을 지원한 결과 2023년 강의 수와 학점은 34%, 수강생 수는 41% 늘었다. 이를 바탕으로 대학원 과정에서는 산업 현장에서 활용할 수 있는 과정을 개설할 예정이라고 원안위는 설명했다.
산업계와 연구계도 안전 교육을 거쳐 안전의식이 현장에 뿌리내리면 사업과 연구 진행에 더욱 도움을 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황주호 한수원 사장은 "학교나 회사에서 원자력인은 인허가를 거쳐야만 원자력인이라고 강조한다"며 "인허가를 거쳐야 지식이 실제 사회에서 어떻게 쓰이는지 알게 되는 만큼 양성사업이 학생들이 현실적 고민과 접촉할 수 있게 해준다면 금상첨화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주한규 원자력연 원장은 "학교에서는 원자력 안전을 구체적으로 가르치기보다는 원자력 원리에 집중해 왔는데, (현장에서는) 새로운 노형을 개발하면 인허가를 받을 수 있느냐는 설계인지에 관심을 갖고 의식해 개발해야 한다"며 "안전성에 대해 뭘 고려할지 미리 충분히 알 수 있게 된다면 설계가 훨씬 현실적으로 진전될 것"이라고 말했다.
원안위는 예산 당국과 협의해 지원 대학을 확대하고, 협약 체결 기관과 협력 확대와 정보 공유를 위한 협의체를 구성해 운영하기로 했다.
유 위원장은 "이번 협력을 바탕으로 앞으로도 실질적 원자력 안전과 관련된 전문과정들을 개발해 나갈 것"이라며 "학부와 대학원을 통해 공대 전체에 연계되면 전체 원자력 현장에서 안전성이 상당히 높아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규제 입장에서도 규제인력 양성이 절실하다"며 "원자력뿐 아니라 방사선 분야도 안전 전문가를 대학에서 양성할 수 있도록 사업을 꾸려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행사에는 MOU에 참여한 기관 관계자들과 함께 원자력 전공 학생들도 참여했다.
한지영(대구카톨릭대 방사선학과 박사과정)씨는 "다양한 기관과 기업에서 원자력 안전 전문인력 양성에 큰 관심을 갖고 있다는 것을 다시 한번 알게 됐다"며 "대학원 과정에서 다양한 경험과 연구를 통해 안전한 원자력과 방사선 이용에 기여하도록 노략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