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힐러리, 美 대학 반전 시위대 비판…"중동 역사에 무지"
기사 작성일 : 2024-05-10 17:01:01

지난 3월 미 뉴욕 행사에서 발언하는 힐러리 클린턴


[AP 자료사진. 재배포 및 DB 금지]

김연숙 기자 = 힐러리 클린턴 전 미국 국무장관이 최근 미국 대학가를 휩쓸고 있는 가자전쟁 반대 시위에 대해 "중동 역사에 무지하다"며 공개 비판에 나섰다.

클린턴 전 장관은 9일(현지시간) 미 MSNBC 방송 프로그램 '모닝 조'에 출연, 미 대학가 반전 시위와 관련한 질문에 "나는 지난 몇달간 많은 젊은이와 많은 대화를 나눴다"며 "그들은 중동 역사에 대해 전혀 모른다. 솔직히 우리나라를 포함, 세계 여러 지역의 역사에 대해서도 전혀 모른다"고 답했다.

그는 이어 "중동과 관련, 그들은 내 남편이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을 하나로 모으려는 제안을 팔레스타인에 했다는 사실을 모른다"며 빌 클린턴 전 미 대통령이 에후르 바라크 전 이스라엘 총리와 야세르 아라파트 전 팔레스타인 자치정부(PA) 수장을 미국으로 초청, 평화협상 중재를 시도했던 일을 언급했다.

클린턴 전 장관은 "이 제안이 성사돼 아라파트 전 수장이 이를 받아들였다면 팔레스타인 국가는 약 24년간 존재했을 것"이라며 "그가 '예'라고 할 수 없었던 것은 역사상 큰 비극 중 하나"라고 했다.

그는 또 시위 학생들이 소셜미디어 선동에 영향을 받았다는 취지로 주장했다.

클린턴 전 장관은 "대학에서 가르치는 사람이나 소셜미디어에 콘텐츠를 올리는 사람은 누구든 자신이 포함시키는 것과 제외시키는 것에 책임을 져야 한다"며 "중동에서 벌어지는 일에 대해 우리가 틱톡 등에서 보고 있는 것 중 다수는 고의적인 거짓이지만, 믿을 수 없을 정도로 편파적이고 친(親) 하마스이자 반(反)이스라엘 적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그는 "사람들은 종종 이념적, 종교적, 재정적 또는 당파적 정치 의제를 압박하기 위해 소셜미디어를 이용한다"며 "우리는 젊은이들이 얻는 정보를 거르고 해석하는 방법을 이해하도록 돕기 위해 더 나은 일을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지난 4월 11일(현지시간) 미 백악관에서 열린 국빈만찬에 참석한 빌 클린턴 전 대통령과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


[UPI 자료사진. 재배포 및 DB 금지]

방송 이후 온라인에선 컬럼비아대 국제공공정책대학원(SIPA) 교수로서 강단에도 서는 클린턴 전 장관이 학생들의 역량을 과소평가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일각에서는 클린턴 전 장관이 오슬로 평화 협정 이행 실패 과정을 지나치게 단순화했다고 지적했다.

시라큐스대 중동 전문가인 오사마 칼릴 역사학 교수는 미 일간 뉴욕타임스(NYT)와의 인터뷰에서 "클린턴 전 장관이 이렇게 말하는 것은 정말 솔직하지 못한 일"이라며 "외교는 일회성 매트리스 판매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칼릴 교수는 2000년 캠프데이비드 정상회담을 앞두고 협상이 결국 결렬되자 당시 아라파트 수반이 클린턴 전 대통령에게 "양측은 아직 준비가 안 됐다"고 경고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딱 잘라서 팔레스타인을 비난하는 것은 불공평하다며, 이·팔 갈등 해결을 위한 다른 기회들이 있었지만 잡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클린턴 전 장관은 지난달 행사 참가차 모교 웰즐리대를 방문했다가 '팔레스타인 지지'를 외치며 자신을 비난하는 후배들을 마주치는 등 곤욕을 치른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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