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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NG 때문에 오른 전기료, 수력발전 구입가격도 덩달아 2배 올라
기사 작성일 : 2024-05-09 07:01:15

모든 수문 열고 방류하는 대청댐


(대전= 한국수자원공사 대청댐관리단이 홍수 조절을 위해 15일 정오부터 대청댐 물을 초당 2천500t에서 3천t으로 늘려 방류하고 있다. 사진은 이날 오후 1시께 대청댐 방류 모습. 2023.7.15 [독자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대전= 양영석 기자 = 국내 전력 거래 가격이 급등한 데는 국제시장에서 LNG 가격이 오른 영향도 있지만 전력거래 시스템도 가격 상승 원인에 한몫하고 있다.

주요 발전원인 LNG 가격이 오르면 LNG와 관련 없는 발전원 가격도 자동으로 오르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9일 산업부와 전력거래소 등에 따르면 한전은 전력거래소를 통해 발전사들이 생산한 전기를 구입하고 있다.

거래소가 예측한 전력 수요를 기반으로 한전·발전사 간 거래 가격을 결정하는데 이를 쉽게 전력 도매가격(계통한계가격·SMP)이라고 부른다.

SMP는 시간대별 가장 비싼 연료를 사용한 발전원을 기준으로 결정되는 구조다.

가령 초기에는 값싼 연료로 전기를 생산하다가 수요가 점점 증가하면 비싼 연료를 사용하는데, 그 시간대 SMP는 가장 비싼 발전원의 가격을 반영한다.

전력 수요량, 발전원별 공급 비중 등을 고려했을 때 통상적으로 전력 수요가 최대치에 다다랐을 때 사용하는 가장 비싼 연료는 국내 주류 발전원으로 자리 잡은 LNG다.

싼값에 전기를 생산하더라도 LNG 발전이 가동되는 같은 시간대 생산된 전기는 LNG 가격에 연동돼 SMP가 결정된다.

LNG 가격이 폭등하면서 국내 발전사들의 SMP가 급등한 이유다.

문제는 LNG와 무관한 수력발전이나 원자력과 같은 발전원의 도매가격도 함께 오른다는 데 있다.

한전의 발전원별 구입단가 통계를 보면 수력발전 구입단가(원/kWh)는 2019년 107원, 2020년 81원, 2021년 107원에서 2022년 210원으로 급증했다.

덕분에 1천억원 중후반대에 머물던 한국수자원공사의 대 수력발전 매출은 2022년 4천억원으로 급증했다.

한전 입장에서는 LNG와 무관한 수력으로 만든 전기에 평소보다 웃돈을 얹어 비싼 값에 사오는 셈이다.

이처럼 연료비가 저렴한 발전원이 원가에 비해 엄청난 이익을 가져갈 수 있기 때문에 한전은 '정산조정계수'를 적용해 초과 이익을 환수하고 있다.

원자력이 대표적인 정산조정계수를 적용하는 발전원이다. 이 때문에 원자력 발전의 평균 전력 거래가는 SMP가 급등해도 큰 변화를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수력발전은 정산조정계수 적용 대상에서 제외됐다. 국내 발전원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미미하고, 주요 수력발전 사업자인 한국수자원공사가 한전의 자회사가 아니기 때문이다.

2001년 전력 거래 시장이 개편되고, 2008년 정산조정계수가 도입될 당시 정산조정계수 적용 대상을 한전이 일정 지분을 보유한 자회사로 한정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한전의 부채가 200조원대에 이르면서 수력발전 역시 초과이익을 환수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한전이 적자를 벗어나려면 결국 국민 부담이 가중되기 때문에 특정 발전원의 초과 이익은 환수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한국수자원공사 측은 "전력 거래시장이 자율 시장 체제로 개편됐는데 그런 부분을 과도하게 조정하면 도입 취지와 어긋날 수 있고, 재생에너지 지원 정책에도 반한다. 수자원공사 사업 분야를 종합적으로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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